소상공인연합회 "최저임금, 업종이 아니라 규모별로 차등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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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재 소상공인연합회 노동·인력·환경분과위원장이 17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2020년도 최저임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근재 소상공인연합회 노동·인력·환경분과위원장이 17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2020년도 최저임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소상공인연합회가 내년 최저임금과 관련해 최저임금위원회에 '규모별' 차등화를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 노동·인력·환경 분과위원회는 17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실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규모별 차등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구체적 로드맵을 정부에 권고해달라"고 밝혔다.

이근재 공동위원장은 회견문을 통해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라 고용과 투자를 줄이고 있는 마당에 동결을 포함한 인상 논의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것이 소상공인의 솔직한 입장"이라며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위해 규모별 차등화 방안을 포함한 과제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전에 선결하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발표한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과 근로자 실태조사' 결과를 근거로 내세웠다.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87%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근로자의 61%도 임금 인상으로 인한 "일자리 불안"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회가 내세운 ‘규모별’ 차등화는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에서 요구하는 '업종별' 차등과는 결이 다르다. 권순종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일부 사용자 측은 업종별 차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소상공인연합회는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최저임금으로 타격은 받은) 숙박·외식업, 도소매 업종 모두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인만큼 규모별 차등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임위에 주휴수당에 대한 한시적 유예안을 정부에 권고해달라고 밝혔다. 이 공동위원장은 "고용노동부 최저임금 시행령과 관련해 헌법소원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에서 주휴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을 간주한 월환산액 표기를 삭제해줄 것을 권고해달라"고 말했다. 연합회는 지난해 주휴수당이 최저임금 산정 기준시간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또 일자리안정자금을 포함한 최저임금 대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달라고 촉구했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장은 "업종 특성상 4대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많아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경우 최임위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요구가 묵살된다면 지난해 8월 29일처럼 전국 소상공인이 다시 광화문에 모여 저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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