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TV·VTR 등 20개 품목 수입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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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홍콩=박병석 특파원】중국은 국내 산업보호를 위해 TV 수상기 등 20개 전자제품 및 기계제품의 수입금지와 일부 조립라인에 대한 수입억제 조치를 실시했다고 중국 관영 영자일간지 차이나데일리가 1일 보도했다.
수입이 제한되는 품목은 ▲컴퓨터 하드웨어 ▲TV 수상기(현상관 제외) ▲라디오 카세트 테이프 레코더 (하이파이 포함,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는 제외) ▲비디오 장치 ▲VCR ▲VCR주요부품 및 헤드 드럼▲집적 회로(IC)등이다.
중국은 지난해 9월 경제안정화 정책을 채택한 후 소비제품을 중심으로 한 수입제한 조치를 취해왔으며 이에 따라 이들 제품들은 올 봄부터 사실상 수입이 금지되거나 대폭 제한돼온 품목들로서 한국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산 조립라인의 수입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것은 ▲컬러 및 흑백TV 수상기 ▲라디오 카세트 테이프 레코더 ▲흑백TV 현상관 ▲카본 레지스더 ▲마이크로웨이브관계 기능 등이다.
한국 전자제품의 대 중국 수출은 올 봄부터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으며 6월 이후는 거의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홍콩 화물터미널에는 한때 한국전자제품·재고가 7백 컨테이너(약2억 달러 상당)나 쌓여있었으며 그중 일부는 한국으로 되돌러보내고 일부는 홍콩 및 중국 바이어들과의 분쟁이 해결됨에 따라 현재는 약3백 개(8천만달러 상당)로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홍콩 및 중국 바이어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한국상사와 계약을 체결했다가 중국 시장이 막히는 바람에 판로가 막히자 발생한 것으로 냉장고·VTR·TV등이 주류를 이루고있다.
이에 따라 한국 상사와 홍콩 바이어간의 분쟁이 속출하고 있으며 한국 상사들은 홍콩에 적체된 전자제품을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 등으로 싼값에 팔려고 시도했으나 같은 처지에 있는 일본이 이미 헐값으로 이들 시장을 휩쓸고 지나간 뒤여서 그나마 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88년 우리 나라의 대 중국 수출액 17억 달러 가운데 8억 달러를 차지하는 전자업계는 중국의 전자제품 수입규제로 우리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 중국 전자제품 수출 중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로 중국이 부품까지 수입을 금지할 경우 업계의 수출계획 차질은 물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가전업계 현지 공장까지 심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에 따라 남미·동남아로 부품 수출시장 다각화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제3국 진출 등 지역 다변화를 꾀하는 전략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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