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서 나가래서 나왔더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노무현 대통령이 사상 초유의 집권초 무당적(無黨籍)상태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혔다.

30일 국무회의에서다. 盧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무당적이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히려 낙관론을 폈다. 먼저 盧대통령은 이번 탈당이 "민주당에서 여러 차례 요구해 왔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에서도 초당적 입장에서 국정을 운영하라, 당적 이탈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해왔다"는 점도 환기했다.

"그런데 반응이 뜻밖이어서 놀랐다"고 했다. 각 당의 비판에 대한 일종의 역공이다. 유인태 정무수석은 "각 당의 탈당 비난은 지역주의의 덕을 보려는 것"이라고도 했다.

盧대통령은 "당장의 반응이 좋지 않으니 언론 등이 굉장히 정부와 국회 관계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는데 내 생각으론 일시적 정치공세일 뿐 무당적으로 있는 게 정기국회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각 당이)말이야 그렇게 하지만 어느 당에 소속되어 있는 것 보다 각 당의 입장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낙관적 인식의 근거로 盧대통령은 정치와 정책의 분리론을 전개했다.

盧대통령은 "정치적 공방은 국회 밖에서 항상 일어나는 일이지만 국회에선 적어도 정책을 갖고 얘기하게 돼있다"며 "정부 일이 대개 어느 정당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정당의 이해관계에 기초한 게 없고 경제나 민생, 행정문제라 정책에선 당과 부닥치지 않는다"고 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새로운 논란거리인 盧대통령의 통합신당 입당 문제에 대해선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정무팀의 핵심 관계자는 "국회 운영이 생산적일 수만 있다면 솔직히 무당적으로 끌고 가도 괜찮다"며 "하지만 책임정치 원칙도 결코 가벼이 할 수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강민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