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盧에 내치 포기 요구한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민주당 박상천(朴相千)대표는 30일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과 유례없는 4당체제에선 국정 혼란과 국민 분열을 막을 길이 없다"며 "盧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책임총리제 없이는 정부와 국회의 대립을 막을 수 없고 다수파와의 타협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朴대표는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 후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 헌법은 내각제 요소가 많이 가미돼 있기 때문에 책임총리제의 조기 이행을 요구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책임총리제란 현행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국무총리에게 실질적인 조각권(組閣權)을 보장해주는 등 권한과 위상을 강화시켜 대통령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아 권력을 분산시킨다는 취지로 지난 대선 때 盧대통령이 주장했던 개념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주변에선 이날 발언이 "盧대통령에게 사실상 내치(內治)를 포기할 것을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朴대표는 "책임총리제가 내각제와 연관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내각제는 검토한 바 없다"고 한나라당의 내각제 개헌론과는 선을 그었다.

盧대통령의 민주당 탈당과 관련, 그는 "분열과 배신의 대통령을 공천한 죄를 국민 여러분께 사죄 드리며 오늘로서 민주당은 야당임을 선언한다"면서 "盧대통령은 자신을 공천한 민주당과 한마디 상의없이 탈당한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