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보훈 가족 행사에 김정은 사진 등장하자 나경원 "인간적 도리 저버린 모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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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지난 4일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 26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에 초청한 오찬 행사에서 나눠준 책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들어간 것에 관련, 야권은 7일 비판을 쏟아냈다.

청와대가 4일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260여명을 초청한 오찬 행사에서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책자. [사진 김한나씨]

청와대가 4일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260여명을 초청한 오찬 행사에서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책자. [사진 김한나씨]

청와대가 4일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260여명을 초청한 오찬 행사에서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책자. [사진 김한나씨]

청와대가 4일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260여명을 초청한 오찬 행사에서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책자. [사진 김한나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연평도 포격 당시 목숨을 걸고 싸운 전사자의 모친, 제2연평해전 전사자의 아내를 초청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손을 맞잡은 책자를 나눠줬다”며 “인간의 기본 도리마저 저버린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저라도 그분들에게 (청와대를) 대신해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청와대는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손 맞잡고 찍은 사진이 담긴 책자를 나눠주었다”며 “6·25 한국전쟁, 천안함·연평해전 전몰자 유가족들은 절망과 비통함에 몸서리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전범의 후예’와 웃으며 찍은 사진을, 희생된 전쟁 영웅 유족들을 한자리에 모아 돌려보게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된 국군장병의 유가족이 받을 상처를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교과서를 통해 역사의 심판관이 되려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고, 이것이 몰락의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초청해 오찬을 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초청해 오찬을 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당시 청와대 오찬 행사에 참석했던 제2연평해전 전사자 고(故) 한상국 상사 아내 김한나씨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당장 오찬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며 “청와대에서 나와 구토를 여러 번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또 “청와대에 다녀온 저는 이후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나쁜 여자’라고 하는 소리까지 들었다”며 “어떤 사이트에는 예전에 제가 했던 인터뷰를 짜깁기해놓고 저를 ‘박사모’라고 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성우 천안함 46용사 유족협의회 회장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우리 유가족들을 부른 게 처음이다”라면서 “김정은 얼굴 자체를 보는 것이 탐탁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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