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무일 "크루즈 선장 엄중처벌"···세월호 검사도 투입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상생과 공존을 위한 공정경제 업무협약식'에서 문무일 대검찰청 검찰총장이 참석자들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4일(현지시각) 페터 폴트 헝가리 검찰총장에게 "다뉴브강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청한다"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6일 확인됐다.

패터 폴트 헝가리 검찰총장 "애도 표한다" 서한에 #문 총장 "희생자와 가족위해 철저한 진상규명" 요청 #세월호 수사 검사들 다뉴브 사고 법리지원에 투입

해당 서안은 같은 날 폴트 총장이 먼저 문 총장에게 "다수의 한국인 사망자가 발생한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진심어린 애도를 표한다"는 서한의 답신 형태로 작성됐다.

문 총장의 서한에는 한국인 33명 등 35명이 탑승했던 허블레아니호를 침몰시킨 바이킹 시긴호 유리.C 선장에 대한 엄중 처벌 필요성과 함께 "사건의 실체 규명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대검 관계자는 "폴트 총장이 먼저 애도를 밝힌 것에 감사를 표하며 한국 국민과 정부에게 이번 사건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수사경험 검사들도 법리지원 나서  

법무부와 대검에선 과실치사 혐의와 해상 사고 뒤 도주 혐의 등이 적용된 유리 선장에 대한 법률 검토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선 세월호 사고 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들이 일부 투입된 상태다.

법무부와 대검 관계자는 "세월호 수사를 통해 해상 사고의 전문성을 갖춘 검사들이 헝가리의 해상사고 법률도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헝가리 검찰과 지속적인 사법 공조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피해자 가족들이 크루즈 선사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이와 관련한 법리 지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한 대형 크루즈 바이킹 시긴이 당시 사고를 인지했을 수 있다는 정황이 담긴 영상이 추가 공개됐다. 영상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미르기트 다리 부근에서 바이킹 시긴호가 허블레아니호 뒤에 바싹 붙어 따라가는 정황이 담겨있다. [뉴스1]

헝가리 검찰도 이번 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폴트 총장은 지난 3일 공식 성명을 내고 "한국인 관광객들이 사망한 사고의 중대성과 (한국과의) 국제적 관계를 고려해 최우선 과제로 수사하라"는 지시를 일선 검찰청에 내린 상태다.

이에 헝가리 검·경은 구속 상태인 유리 선장의 보석 여부가 결정될 영장항고심사를 앞두고 지난 4일 한국인 생존자 6명을 면담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유리 선장의 변호인단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에서 헝가리 검찰 측은 해상 사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는 등 유리 선장의 과실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헝가리 대테러청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에서 잠수 수색 활동 모습. [연합뉴스]

현지 정부 당국자는 "아직 영장항고심사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며 "헝가리 측에 유리 선장의 구속 수사 필요성을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6일(현지시각) 기준으로 사흘동안 한국인 시신이 8구가 수습되며 이번 사고의 한국인 사망자는 15명으로 늘어났다. 실종자는 허블레아니호의 선장과 선원을 포함해 13명이며 생존자는 7명이다.

부다페스트=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