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병준 "국가 역행 중…정치 현실서 발 빼기 쉽겠느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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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자유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 자유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향후 행보에 대해 언급했다.

2개월 전 휴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가 4일 귀국한 김 전 위원장은 귀국길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기왕 정치 현실에 발을 디뎠는데 발을 빼기 쉽겠느냐"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여러 사람의 기대도 있고 어떤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 정부가 잘못 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이대로 있어서는 국가에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걱정이 들었다. 국가가 지금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답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이 자율의 정신 위에서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시민 스스로, 공동체 스스로, 시장 스스로 자율의 정신 위에서 움직이고 국가는 그야말로 국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대통합 관련 질문에는 "뜻 맞는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역행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통합이라고 이름을 붙이든 개혁과 혁신이라고 이름을 붙이든 모여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뜻이 맞는 분들이 전부 하나가 돼서 역사에 역행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 상황과 맞지 않는 낡은 이데올로기적인 생각을 고집하며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황 대표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고생을 많이 한다. 내가 있었으면 저 고생을 내가 했을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나중에 한 번 자세히 하겠다. 당내 사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다음에말씀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 전 위원장은 로스앤젤레스(LA) 등 미 서부 지역에 머물며 교민간담회와 특강 등을 해왔다. 최근에는 가족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집필을 완성해 출간을 앞두고 있다. 당분간 강연과 포럼 활동 등에 전념할 것으로 보이는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대구 영남대에서 '한국 저이의 현실과 과제'라는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귀국 후 첫 행보지로 고향인 TK(대구·경북)을 방문해 정치 행보를 시작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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