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강영중 회장이 말하는 대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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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강영중(57.사진) 대교그룹 회장은 요즘 서울 강남 역삼역 부근의 자그마한 개인 사무실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 봉천동의 본사 사옥엔 이사회가 열릴 때만 찾는다. 회사에 상주하면 전문경영인과 임직원들에게 부담이 될까 봐서다. 이곳에서 그는 비서 두 명과 함께 대외 활동에 힘쓰고 있다. 그는 세계배드민턴연맹 회장과 공익재단인 대교문화재단 이사장직을 갖고 있다. 강 회장은 "지금 갖고 있는 것보다는 이를 만들어준 사회에 대한 부채가 더 많다"며 대외 활동 배경을 설명했다.

-대교의 성장 비결은.

"교육사업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방문 교육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교사들이 돌아다닐수록 적자였다. 회원들이 내는 돈으론 교통비도 안 됐다. 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회원 수가 급속히 늘었다. 1986년 일본 구몬수학과 결별할 때 학부모들이 믿어주지 않았더라면 어려웠을 것이다."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교육으로 돈을 번 만큼 의미 있는 일로 사회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991년 설립한 대교문화재단을 통해 '눈높이 교육상' 시상, 장학사업과 학술.문화지원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현재의 기업문화에서 고칠 점은.

"다소 보수적이고 온정주의적인 측면이 있다. 진취적이지 못하다. 외환위기 이전 퇴직한 임직원들에게 일자리를 주려고 10여 개의 회사를 만들었는데 결국 다 정리해야 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앞으로 똑같은 기회를 주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실적 우선주의를 강화하려고 한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속할 건가. 경영 승계에 대한 생각은.

"잘해주면 계속 맡기고 싶다. 다만 전문경영인도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회사에 자기의 명운을 건다는 각오를 가진 진정한 의미의 경영자가 돼야 한다. 두 아들은 아직 공부하고 있는데 자격이 되면 회사를 맡기려고 한다. 평소 실력을 쌓으라고 일러준다."

글=나현철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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