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같은 말을 꼭…" 한나라 "정신나간 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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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홍보수석실이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다음에 또 비슷한 일이 생겨도 차분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내용이 정치권에 알려지면서 여야는 각각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정부의 차분한 대응 방침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했지만 야당과 언론이 과민반응을 보인 것이라는 청와대의 반박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청와대가 대북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야당과 언론 책임으로 떠넘기려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청와대 주장이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하지만 표현 방법에 있어서는 청와대가 그런 표현을 하는 것보다 뜻이 다른 사람들과 직접 토론 등을 통해서 나타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임종석 의원도"청와대 홍보수석실 얘기엔 맞는 내용도 있다"며 "정부의 차분한 대응이 주가의 폭락이나 국민의 혼란을 막을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의원은 그러나 "그렇더라도 그 말을 전달하는 방식은 이렇게 해선 안된다고 본다"며 "아직도 청와대에선 왜 우리로부터 민심이 어긋나 있는지를 잘 모르고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맞는 말도 어떻게 하느냐,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냐"며 "일부 언론이 과하게 보도한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자기들 주장만 하는 식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사실상 비호.옹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현(李貞鉉)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청와대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무대응이 옳았다고 강변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군의 존재이유를 부인하는 것으로, 사실상 무장해제이자 안보체계를 무력화시키는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부대변인은 "북한 미사일 발사가 어느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는 청와대의 주장에 대해 "북한이 병정놀이를 하고 있다는 말이냐. 국군통수권자로서의 무책임함과 무능함, 북한의 도발을 회피하려는 비겁함에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면서 "아당의 지적을 정치공세로 몰아붙이는 것은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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