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가고 「우유탄산」각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청량음료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까지 음료업계의 총아로 군림해오던 보리음료가 올 들어 급격히 퇴조하고 이 자리를 우유탄산음료가 파고들고 있는 것.
보리음료는 일화가 지난83년 맥콜을 개발한 이래 「건강음료」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직장인을 중심으로 인기를 차지했다. 맥콜의 빅히트에 자극 받아 롯데칠성이 비비콜, 해태음료가 보리텐, 코카콜라가 보리보리 등으로 보리음료시장에 참여, 현재는 4파전을 벌이고 있다.
보리음료는 지난해에만 2천3백만 상자가 팔려 9백억원의 시장을 형성, 탄산음료시장의 17·4%를 차지했다. 사이다·콜라와 함께 청량음료의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올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판매량이 지난1·4분기에만 전년대비 6% 감소했고 7월에 들어서는 무려 13%나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연말까지는 30%가 줄어든 6백억원 규모로, 보리음료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 음료업계의 신데렐라로 등장하고 있는 우유탄산음료는 어떤 음료일까.
우유탄산음료는 지난 84년 두산·범양·우성·호남 등 코카콜라 4사가 암바사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였으나 그간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백18%가 성장한 3백97만상자가 팔리는 등 급성장을 했다.
이렇게 되자 롯데와 해태가 지난5월부터 밀키스와 크리미라는 상표로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현재 3파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후발주자이면서도 숙명의 라이벌 관계인 롯데와 해태는 9천만원과 5천만원이란 거액의 출연료를 주고 홍콩의 인기배우인 주윤발과 왕조현을 각각 모델로 고용, 뜨거운 광고전까지 치르고 있다.
밀키스의 경우 지난5월 21만 상자를 판매했으나 6월에는 36만 상자를 판매했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은 하루 3만 상자씩 판매, 7월 한달 동안 60만 상자를 판매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우유탄산음료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우선 보리음료의 맛이 다소 무거운 느낌을 주는데다 사이다·콜라와는 달리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것. 반면에 우유탄산음료는 맛이 부드러운데다 보리음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맛이 가볍다는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밀키스와 크리미의 광고전략이 적중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밀키스의 경우 미남배우에 고전적 기법을 조화시킨 광고가 신선한 충동을 유발하고 있다는게 롯데측의 자랑이다. 또 캔의 디자인도 팬시 타입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친근감을 준다는 것.
크리미도 미모의 홍콩여배우를 등장시킨 광고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크게 어필하고 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
업계측은 지난해 암바사를 중심으로 2백50억원의 시장을 형성했던 우유탄산 음료가 올해는 1백%가량 늘어난 5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롯데는 연말까지 암바사와의 시장점유율을 5대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판촉을 강화하고있다.
이에 맞서 코카콜라 4사도 기존시장을 지키기 위해 금년미스코리아 오신경을 모델로 등장시키는 등 우유탄산음료3사의 경쟁은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유재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