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정치는 흐름인데…손학규, 망신 당하기 전에 물러나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6일 당내에서 퇴진 요구를 받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향해 "망신 당하기 전에 물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로 오신환 의원이 선출된 것과 관련해 "정치는 세(勢)이고, 타이밍이고, 흐름인데 지금 바른미래당의 흐름은 손학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손 대표는 안 되는 일을 열심히 한다"며 "부지런히 돌아다녀서 사람을 만나고서 혼자 결정을 해서 그 결정은 항상 '똥볼'을 차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 대표가 우리 당 의원 몇 명을 접촉해 '바른미래당으로 와라. 와서 유승민(전 대표)을 몰아내자'고 했다고 한다"며 "말이 되는 정치계산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또 "바른미래당의 일부는 자유한국당으로, 나머지는 미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손 대표가 정계개편의 불씨를 댕긴다고 말했었는데 이제 손 대표가 몰락해 불쏘시개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과 민주평화당 통합 전망에 대해서는 "바른미래당 내 호남 지역구 의원 5명이 있는데 그들이 다 와도 평화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되지 않고, 다 오지도 않을 것"이라며 "2∼3명이 온다 해도 의미가 없으니 차라리 지조라도 지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6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의원은 아울러 유승민·안철수계가 한국당과의 통합을 추진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합치리라 본다"며 "안 전 대표는 대통령 한번 해 보려고 보수에서 진보로 위장 취업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오 신임 원내대표 선출 이후 거세지는 '지도부 사퇴론'을 이같이 일축하며 "천 길 낭떠러지 앞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앞으로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