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때려 숨지게한 유승현 전 의장 "죽을 줄 몰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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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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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유승현(55) 전 김포시의회 의장이 조사에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순간적으로, 우발적으로 이렇게 됐는데 이런 결과까지 발생할 줄 몰랐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지난 15일 유 전 의장을 폭행치사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유 전 의장은 15일 경기도 김포시 자택에서 아내(53)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유 전 의장은 이날 오후 4시57분 119에 부부싸움 중 아내가 실신했다고 신고했다.

구급대가 출동했을 때 아내는 침대에 있었으며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었다. 팔·다리 등에서 멍과 피부가 찢어진 열상이 발견됐다. 주변에는 술병들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한 개는 깨져 있었다. 이웃은 이날 특별히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유 전 의장은 술을 마신 상태로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유 전 의장은 경찰 조사에서 “성격 차이와 여러 복합적 이유로 아내와 말다툼을 하다 우발적으로 때렸다”며 “주먹·발 등을 썼지만 술병으로 때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현장에 부부만 있었던 만큼 경찰은 범행 동기와 도구 등을 확인하기 위해 유 전 의장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17일쯤 아내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또 경찰은 16일 오후 유 전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유 전 의장은 법무부 법사랑위원 김포지구 대표, 김포시의회 의장 등을 지냈다. 경찰에 따르면 유 전 의장이 이전에 가정폭력 등 폭력 관련 범죄로 신고당하거나 조사받은 적은 없다.

김포=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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