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단리 기지 창고에 대포동 2호 1기 더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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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 관계자는 6일 "북한이 5월 초 평양에서 대포동 2호 미사일 2기를 운반했다"며 "그중 1기는 5일 시험 발사 때 추락했고, 나머지 1기는 발사대에서 수백m쯤 떨어진 창고에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보관 중인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조립하는 등의 발사 움직임으로 추정할 만한 정보가 현재 입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남은 대포동 2호 기를 무수단리 발사대 인근 조립창고에서 조립을 완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조립창고는 콘크리트 건물이어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작업 내용은 위성 촬영으로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정보 채널을 통해 야간작업을 많이 하는 게 확인된 것으로 미뤄 조립을 완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 NBC뉴스도 5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다른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미사일이 최종 조립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국정원은 이날 "대포동 2호 2기를 동시에 무수단리로 가져왔기 때문에 하나가 실패했더라도 나머지 1기를 쏠 가능성이 있다"며 "추락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의 기술적 결함이 보완되면 추가로 같은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비공개 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열린우리당 조일현,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이번 대포동 2호의 실패가 기술적 결함에 있다고 판단되는 만큼 이것이 보완되면 북한은 반드시 추가로 시험 발사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정원은 "이번에 대포동 2호가 기술적 결함 때문에 실패했기 때문에 쉽게 추가 발사할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와 관련, 국정원은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쏜 것은 북한이 대화 상대로 갈구하는 (미국) 쪽을 향한 시위적 측면이 있다"며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 발사는 국내 체제 유지와 미사일 수출을 위한 시장확보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지난 2개월여간 일련의 준비과정을 봤을 때, 들어오고 나가는 장비나 단체를 파악하고 평가해 볼 때 아직도 더 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이 추가 발사 가능성을 열어둔 미사일은 대포동 2호가 아니라 노동.스커드 미사일이라고 군 고위당국자는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각각 1시간30분, 3시간 이내에 발사할 수 있다"며 "그러나 노동과 스커드미사일 6발을 발사했던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에서 미사일은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추가 발사하려면 조립과 연료 주입 등을 감안해 최소한 20일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해들리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고위 당국자들도 "북한이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2~3개 정도 더 발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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