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소폭 상승 마감...장중 2100선 무너졌다가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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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코스피 지수는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

10일 코스피 지수는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외국인들의 대규모 '팔자' 공세에 국내 증시가 오르락 내리락 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03포인트(0.29%) 오른 2108.4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오후 1시를 고비로 하락 전환했다. 장중 한때 2100선 아래인 2090.39까지 내려갔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60포인트(0.22%) 내린 722.6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28일(719.72) 이후 약 6주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코스닥 지수 는상승 출발했다가 장중 한때 712.15까지 밀렸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 영향으로 원화가치는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2.8원 오른(환율은 내린) 달러당 1177.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원화가치는 달러당 1181.4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2017년 1월 17일(장중 달러당 1187.3원)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총재는 "최근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협상 타결을 위한 양국간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만큼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이날 증시의 가장 큰 변수로 꼽혔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은 별다른 성과 없이 한 차례 연장됐다. 이날 오전 6시쯤(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막판 협상에 돌입한 양국 협상단은 약 90분간 회담 끝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 협상을 마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만났다"며 "10일 오전(현지시간) 협상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당초 예고대로 10일 오후 1시 1분(한국시간)부터 2000억달러(약 234조6000억원)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다만 인상된 세율은 이 시간 이후 중국에서 출발한 제품에 대해 적용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선박 운송하는 시간이 약 3~4주 걸린다는 점에서 무역협상을 위한 시간벌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상무부는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중국과 함께 노력해 협력과 협상의 방법을 통해 현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실질적인 관세인상의 발효를 뒤로 미루면서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당장 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지속적인 협상 기조를 이어간다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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