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국회] 김근태의장님, 정도를 걸으시길 바랍니다.

중앙일보

입력

요즘 인터넷 언론사이트마다 들어가 보면 개각발표 전에 있었던 대통령과 김의장의 단독회담에서 무슨 딜이 있었는가?라는 기사가 시선을 끌더군요. 그 내용에 촛점을 맞춘 네티즌들의 글들도 올라와 있구요. 당의장이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하는 것이 비판을 받을 일은 아니겠지요. 그러나 그러한 기사, 글들이 나오게 된 배경은 당내의 다수의 의견하고는 다르게 내각발표에 대한 김의장님의 태도에 대한 의구심이 발단이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청와대 만찬까지도 아무도 몰랐던 두분의 단독회담이 확인되면서 그러한 의혹은 강도를 더 해 갔구요.

사실 저로서는 어느 면은 이해되는 바가 있었습니다. 공개회담이 아닌 비밀회담도 할수 있을 것이고, 당내의 반발 의견이 있을 지라도 큰 안목에서 당과 정부의 불협화음을 줄이고자 하는 의장으로서의 고심이 있었을 것이란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자 연햡뉴스를 보니 김의장님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수 없겠습니다. 비밀회담이라는 것도 언론을 상대로 해서 그랬다고 하면 이해가 되겠지만 당의 다른 지도부들도 모른체 이루어 졌다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공식적인 만남으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아니면 사적인 만남으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거기에 더해 비대위의 일부 위원들만 미리 설명을 들었고 일부는 전혀 그에 대해 미리 듣지 못했다면 이것 또한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겠습니까? 계파정치로 받아 들여야 할까요?

자, 다음으로 선거중에 그리고 선거후에도 수차 당 중심을 향해 칼을 꽂았던 김두관에 대해 비대위 회의에서 언급을 하셨더군요.

-7.26 재.보선 공천 문제를 논의하는 도중 '마산갑 후보로 김두관(金斗官) 전 최고위원에 대한 추천이 들어왔다'는 김근태(金槿泰) 의장의 발언이 문제의 발단.
김 의장은 마산갑 후보로 김 전 최고위원을 추천하자는 의견을 들었다고 언급한 뒤 '5일 김 전 최고위원을 만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

아무리 과오가 있는 사람일지라도 당원인 이상 공직선거에 공천후보로 나서고자 하는 것을 막을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는 이해도 구할수 없을 것이거니와 의혹과 반감을 사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추천이 들어 왔고 추천하자는 의견을 들었다고 하셨는데 그 출처가 어디입니까? 언론의 추정기사처럼 대통령입니까? 대통령이 단독회담에서 개인적으로 그리 추천을 하던가요? 언론에 그런 추정기사가 나온 이상 당의장으로서 해명을 해 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그것이 아니라면 선거이후 최고위원회가 열리던 날, 김두관 자신의 말처럼 새벽 4시반에 창원에서 차를 몰고 김근태의장님의 자택에 찾아가 당의장을 승계해야 한다고 호소한 그 충정에 대한 보은의 발로입니까?

지금 마산갑에는 김성진, 김익권등의 공천신청자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추천이란 말을 하셨는데 추천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전략공천입니까?

저는 김근태의장님께 위기일수록 정도를 걸으시길 바라고자 합니다. 선거후 김근태의장님에 대한 언급을 사실 자제하고 지켜 보고 있고 잘해주시길 바라고 있는 저입니다. 그래서 여타 인터넷 웹진에서 불가피하게 글을 올려야 할때, 토론을 할때도 님에게서 역사의식을 바라고자 한다 라는 한마디로 대신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뿐더러 접게 하기에 충분하다 보입니다. 요즘 저는 한나라당에 대해 시선을 두고 여러 글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당은 김의장님이 맡으신지 얼마되지도 안해 시간을 두고 지켜 보자는 것이고 , 당게에서는 아직도 서로 찢어 발기는 것이 남아 있는 한, 얻을 것도 남길 것도 없다는 생각이지요. 그래서 외부에서 타지에서 무언가 당을 위해 할일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한방울 애정조차 걷어 가시고자 한다면 정말 힘든 일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끝으로 가벼운 이야기 하나 하지요. 지난번에 TV를 통해 국회방송을 시청한 적이 있습니다. 국회부의장 선거를 할 때인데 각 정당에서 의원 한분씩 나와 투표지 정리를 참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눈이 가는 민노당 의원 한분이 계셨습니다. 강 모의원으로 언제나 긴 두루마기에 덥수룩한 수염을 늘어뜨린 분입니다. 그분을 보니 아주 오래전에 백바지를 입고 등원을 해서 논란이 되었던 유시민의원도 같이 오버랩 되면서 생각에 잠시 잠기게 되었습니다.

-저런 모습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그 두분들은 정말 자유를 만끽하는 분들이 아닌가? 그 두분 말고 다른 분들은 왜 정장차림으로 나와 저런 자유(?)를 누리고자 하지 않는 걸까? 역으로 생각해서 나머지 모든 분들도 저런 자유(?)를 만끽하고자 자유복 차림으로 등원한다면 국회의 모습은 어떠 할꺼며 국민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일까?
자유로움으로 볼까? 권위주의 타파로 볼까? 아니면 무질서로 볼까? 저 두분의 자유만끽을 위해 다른 분들이 제 자리를 지켜 주는 것은 아닐까? 그 자유(?) 만끽하는 분들은 참 좋겠다.-

누군가 자유(?)를 만끽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군가는 제 자리를 지켜 주는 사람이 있기에 현존하는 틀이 크게 훼손되지 않고 유지가 되겠지요.

저는 존경하는 김근태의장님께서 그런 책임있는 자리지킴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정도를 걸어 주시길 바랍니다. 건투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인터넷 중앙일보에 게시된 회원의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중앙일보의 논조와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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