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단호… 60세 생일모임 중단하고 대책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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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4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족.친구들과 함께 독립기념일(4일)과 자신의 60세 생일(6일) 축하 모임을 하던 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고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즉각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을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 해들리 보좌관은 회의를 마친 뒤 "대통령은 이런 일을 예상했기 때문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며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 주재의 긴급회의가 끝난 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또다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해들리 보좌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이번 사태를 도발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자제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것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우리 자신과 동맹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오랫동안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계획대로 이뤄졌든 아니든, 북한은 점점 사정거리가 길어지는 미사일을 개발함으로써 다른 나라를 협박하려는 의도를 나타냈다"며 "뉴욕(유엔 안보리 지칭) 및 관련국들과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과 직접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스노 백악관 대변인도 "북한 미사일은 북.미 양자 간 문제가 아니다"고 다시 강조했다.

미국은 안보리 회부와 함께 6자회담 당사국과 협력해 일치된 대응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미국의 6자회담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5일 한.중.일 순방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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