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3년전엔 "선거법 밀어붙이기 한번도 없었다" 해놓고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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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선거법·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는 29일 “국회가 극한 대립하는 모든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며 "과거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처럼, 선거법은 일방적으로 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개특위 예정 회의실 앞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개특위 예정 회의실 앞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또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하청 관계’를 끊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선거법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왜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나 원내대표는 과거 문 대통령의 발언을 끌어들인 것일까.

이는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재직하던 2016년 1월 발언 때문이다. 당시 문재인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계속되는) 선거구획정 협상결렬의 책임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에 있다”고 비판했다.

2016년초 여야는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채 선거구 획정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국회에서 선거구를 획정짓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당시 야당인 문재인 민주당 대표가 즉각 반발하며 “선거법은 경기의 규칙이다. 일방의 밀어붙이기나 직권상정으로 의결된 전례가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 문재인 대표의 발언을 공유하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나. 위치가 바뀌면 생각이 달라지는가"라고 꼬집었다. 황교안 대표 역시 “과거 어떤 정권도 선거법은 날치기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은 역대 최악의 독재정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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