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서 프로자체심의 강화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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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최근 TV오락물의 반 윤리성·폭력성이 문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방송에 대한 심의가 강화되고 있다.
외부 심의기관인 방송위원회에서 심의 강화를 천명하고 나서 주의와 사과명령 등 규제를 잇따라 결정하고 있고 이에 따른 자구책으로 방송사에서도 자체심의를 강화할 움직임이다.
방송위는 지난달 MBC-TV미니시리즈 『상처』와 베스트셀러극장 『상어』에 대해 사과명령을 내린 데 이어 지난10일 23차 정기회의에서 KBS-1TV6·25 특집극『비극은 없다』에 대해서도공개사과를 명령했다.
방송위는 『비극은 없다』에 대한 규제이유로 『TV드라마로 부적합한 관능적이고 자극적인 신체노출 및 남녀의 정사장면을 지나치게 묘사함으로써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 지금까지 사과명령을 받은 세 프로가 모두 지나친 선정성과 반 윤리성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지난8일 방송위주최로 열린 「TV드라마와 윤리성」이란 주제의 공개토론회에서 강원룡 위원장은 『지금까지 방송의 자율성을 위해 규제를 삼가왔으나 최근 비윤리성 프로그램이 홍수를 이뤄 규제강화가 불가피 하다』며 심의 강화를 천명했다.
강 위원장은 또 『지금까지 소극적 조치인 「주의」와「권고」등을 방송사에 통보해왔으나 앞으로는 제재조치도 강화하겠다』고 말해 사과명령뿐 아니라 정정·해명 또는 취소 등의 조치와 더불어 1년 이하의 관계자출연정지·징계 등 지금까지 사 문화 되어있던 강력 제재 조치도 불사할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MBC는 자체심의가 프로그램에 대한구속력을 갖지 못해 유명무실해온 심의 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심의내규를 개정, 곧 시행키로 했다.
MBC는 지금까지 심의 실에서 사전대본심의만 해왔던 것을 개정, 대본과 함께 프로그램화만 까지 심의하고 심의결과가 실제프로그램 방송에 반영될 수 있는 확인장치를 마련하며 문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제작자에 대한 규제까지 할 예정이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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