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클럽 VVIP들의 증거를 지우는 그들…충격적인 ‘소각팀’ 실체

중앙일보

입력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화면 캡처]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화면 캡처]

강남클럽들이 VVIP들을 위한 은밀한 공간에서 벌어진 범죄 행각을 감추기 위해 전문조직까지 운영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22일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마약과 약물을 이용한 성폭행이 빈번했다는 ‘강남 클럽’ 아레나와 버닝썬에서 비밀리에 운영했다는 ‘소각팀’의 실체를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클럽들은 최우수 고객인 VVIP를 위한 최고급 룸으로 꾸며진 오피스텔을 마련했고, 이곳에서는 마약과 성매매, 성폭행, 불법촬영은 물론 가학적인 성범죄까지 있었다.

하지만 범죄의 흔적은 남지 않았다. 클럽 측이 오피스텔의 범죄 증거를 지우는 전문인력인 ‘소각팀’을 가동했기 때문이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화면 캡처]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화면 캡처]

이날 방송에서는 클럽에서 소각팀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문자메시지에는 ‘ooo 오피스텔 소각 직접 뜨는 건 현장에서 날리고 간접은 전에 말한 구역에 던져’라고 적혀있다.

방송은 “소각팀이 받은 문자 메시지는 암호처럼 되어있었다”라며 “해석하면 마약류는 오피스텔에서 소각하고, 휴지나 피 묻은 의류는 강남구를 벗어나 버리라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특히 소각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핏자국을 지우는 일이라고 ‘스트레이트’는 보도했다.

오피스텔 소각팀 관계자는 “스프레이 같은 거 뿌려서 혈흔 지우고 이런 거(배운다). 거의 뭐 과학 수사대가 하는 기법처럼 이렇게 청소하는 방법도 가르쳐 준다”라고 말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화면 캡처]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화면 캡처]

또한 소각팀 관계자는 “새벽 6시가 되면 청소하러 들어가는데 그 파티가 안 끝났었다. 일단 남자들을 (눈) 초점이 다 풀려있었고 사람이 들어왔는지도 잘 못 알아보는 상황이었는데 여성을 묶어놓고(일부러) 피를 흘리게 하고 혼절한 상태에서도 조금씩 (여성의) 얼굴이 경련이 일어나는 거 같더라”라며  “그걸 촬영하다 한명이 의사였던 것 같은데 지혈하고 능숙하게 다시 수혈하더라”라고 ‘스트레이트’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스트레이트’는 이처럼 충격적인 범죄 행각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행위가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소각 팀에 들어가려면 클럽 측에서 비밀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고 상당 기간 시험을 거친다”라며 “클럽 측이 제공한 휴대폰을 받고 일단 차량, 소각 도구 역시 클럽에서 다 제공하며 아주 은밀하게 움직인다”고 전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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