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상한제 도입한다...프라임 시간 50% 상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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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특정 흥행 영화의 상영관 독점을 막는 ‘스크린 상한제’가 도입된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 "국회와 조율 중"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하고 좋은 영화를 만들려면 스크린 상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으로 프라임 타임에 몇%로 제한할 것인가에 대해 국회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현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지난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을 기준으로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지난  15일 정세균ㆍ손혜원 의원 등과 함께 발의한 영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6편 이상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복합상영관에서 같은 영화를 오후 1∼11시 프라임 시간대에 총 영화 상영 횟수의 50%를 초과해 상영해서는 안된다.

박 장관은 또  “지난 토요일 독립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봤다”고 밝히며 “예술영화ㆍ독립영화처럼 시장에서 실패할 만한 영역에 대해서는 정부가 거의 책임을 지다시피 해줘야 한다. 기획ㆍ제작부터 배급ㆍ상영까지 지원해 일반 관객들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배급ㆍ상영 겸업 금지 문제를 두고는 “국제화되는 시장 변화 속에서 쉽지 않은 문제”라며 선을 긋고 “영화계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별도 협의체를 구성해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달 8일 문체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후 영화계의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반독과점 영화인대책위원회는 박 장관이 메이저 영화 투자배급사인 CJ ENM의 사외이사를 맡아 활동한 경력을 문제 삼아 박 장관이 취임하면 대기업의 영화 독과점이 더 심화될 것이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었다.

이날 박 장관은 문화 산업의 ‘수직 계열화’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국내 시장에서 수직계열화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지만, 넷플릭스 등 세계적인 플랫폼은 이미 제작ㆍ투자ㆍ배급ㆍ상영을 일괄적으로 하고 있다. 좋은 콘텐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유통을 간과하면  글로벌 플랫폼에 어느 순간 종속되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우리 플랫폼이 국제화되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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