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 ‘극단적 선택’ 여성 구한 경찰 “두달 된 아기 있어…공감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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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여성이 생후 2개월 된 아이를 둔 경찰관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연합뉴스]

산후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여성이 생후 2개월 된 아이를 둔 경찰관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연합뉴스]

산후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여성이 생후 2개월 된 아기를 둔 ‘아빠 경찰관’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20일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0시15분쯤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A씨가 친어머니에게 “아기 때문에 힘들다. 아기를 부탁한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불안한 예감을 느낀 A씨 어머니는 곧장 딸의 집을 찾았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아기는 이불에 싸여 문 앞에 있었고,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딸은 아예 휴대전화를 받지 않는 다급한 상태였다.

A씨 어머니는 외출했다 돌아온 사위와 함께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열쇠업자까지 데려와 문을 열려 했지만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삼중 잠금장치는 열릴 조짐이 안보였다. 출동한 경찰 중 신동현 신사파출소 경장은 A씨 집 주변을 살폈다. A씨 집은 아파트 3층이었고 발코니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신 경장은 3층이라 올라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해 발코니 난간을 타고 내부 진입을 시도했다. 마침내 집 내부로 들어가는 데 성공한 신 경장은 문이 닫힌 화장실에서 극단적 시도를 하던 A씨를 구해냈다. A씨는 의식이 없었으나 맥박은 뛰고 있었다. 몇 분 후 의식도 회복했다.

신 경장은 “나에게도 생후 두 달 된 아이가 있고 산후우울증을 공감할 수 있었다”며 “남 일 같지 않게 느껴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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