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가 위험하다는 건 편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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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헤지펀드는 말 그대로 위험을 '헤지'(회피)하는 펀드입니다. 절대 위험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으니 연기금 같은 곳의 투자처로 적합하죠."

세계적인 펀드 오브 헤지펀드 업체인 GAM의 아시아.태평양 운용 총괄책임자인 키어 볼리(사진)의 주장이다. 볼리는 기관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 설명회 참석차 4일 한국을 방문했다. 400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한 GAM은 자산의 절반 가량을 펀드 오브 헤지펀드의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펀드 오브 헤지펀드란 여러 개의 헤지펀드를 묶어 하나로 만든 펀드다. "약세장이건 강세장이건 간에 연 7~13%에 이르는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다"고 볼리는 강조한다.

그는 헤지펀드가 단기 매매 전략으로 시장을 교란시킨다는 비판에 대해 "선입견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볼리는 "약세장으로 돌아서면 다른 펀드가 아태 시장서 자금을 빼낸 것과 달리 GAM 펀드는 자산의 10% 안팎(18억 달러)을 아태 지역에 항상 투자해 왔다"며 "GAM은 가치투자를 중시하기 때문에 저평가된 기업을 사서 보통 6~12개월은 보유한다"고 말했다. 이런 투자로 지난 5년 간 GAM은 아태 시장서 평균 15%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것이다. 볼리는 "홍콩.싱가포르의 금융 당국자들은 헤지펀드를 끌어오고 육성하기 위해 열심이다"며 "헤지펀드가 금융 관련 인력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92년 당시엔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해 수십억 달러의 차익을 챙긴 조지 소로스를 비난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을 계기로 영국은 고정환율제를 포기했고, 영국의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됐습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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