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금' 비리 경영진 37명 무더기 기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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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대출 등으로 채권은행의 부실을 초래해 공적자금을 투입하게 만든 진로.고합.건영.갑을그룹 등 6개 기업 경영진이 검찰에 적발됐다.

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반장 金秀南 대검 중수3과장)은 29일 4차 수사 결과를 발표, 이들 기업주와 임직원 가운데 14명을 구속 기소하고 2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부실 채무 규모는 4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합의 경우 검찰은 분식회계 등을 통해 6천7백여억원을 사기대출 받은 혐의 등으로 장치혁(張致赫.71) 전 회장을 지난 8일 임원진 8명과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張전회장은 워크아웃 직전인 1998년 1월 회사돈 7억여원을 빼내 이 중 2억원을 은행 임원에게 주는가 하면 계열사 자금 30억원을 부인이 이사로 있는 선교재단에 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지난 26일 구속 기소된 진로그룹 장진호(張震浩.51) 회장의 경우 94~97년 자본이 완전잠식된 진로건설 등 4개 계열사에 이사회 승인 없이 6천3백억원을 부당지원하고 분식회계를 통해 5천5백억원을 사기대출 받은 혐의 등이 드러났다.

또 건영그룹 엄상호(嚴相皓.59) 전 회장은 94~96년 실제보다 공사가 많이 진행된 것처럼 조작, 분식회계를 통해 1천억원 상당의 사기대출을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는 5개 부실 계열사에 1천30억원을 부당지원한 혐의 등으로 지난 6월 구속 기소됐다.

갑을그룹 박창호(朴昌鎬.55) 전 회장은 94~96년 재고자산이 있는 것처럼 속이는 방법으로 분식회계를 하고 5천5백억원을 사기대출 받은 혐의로, 대산건설 최진강 전 대표는 2백85억원을 사기대출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6, 7월 구속 기소됐다.

강주안.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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