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 학원 과외 극성|여름 방학 앞서-주산 학원서 영어 등 교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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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9년만에 과외가 공식 허용되는 첫 여름 방학을 앞두고 주산·속셈 학원까지 영어·수학 과외 교습소로 둔갑하는가 하면 「교육 상담소」「교육 연구원」 등의 간판을 내걸고 전직 교사·대학원생들을 고용, 그룹 지도나 방문 과외를 하는 「과외 회사」까지 등장, 과외 열기를 부추기며 성업중이다.
이 같은 변태 과외 교습은 영세업자들이 3백평 이상의 강의실 등 까다로운 시설 기준이 적용되는 입시 전문 학원 대신 속셈·주산 학원, 성인 고시 학원 등 13∼23평의 공간으로 쉽게 인가 받을 수 있는 학원 등을 설립한 뒤 영어·수학 과외 학원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들 업소 대부분이 비좁은 교실에 자격 미달의 강사진을 채용, 학생들의 학습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80년 이전의 과열 과외를 부채질할 우려가 많다고 지적, 당국의 적극적인 단속·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변태 교습=서울 불광동 D주산학원에서는 수강생 중 국민학생은 전과목, 중학생은 영어·수학을 가르치면서 각각 월 2만∼5만원씩을 수강료로 받고 있다. 주 5회의 강의 중 주산 교육은 단 1차례 뿐으로 형식에 그치고 있다.
천호동 M속셈학원도 월3만원의 수강료로 국민학생들에게 영어·산수를 가르치고 있으며 대치동 K주산 학원의 경우 영어·수학 전공의 강사를 고용, 중학생 상대로 주 3회에 월 5만원씩을 받고 과외 지도중이다.
◇출장 과외=서울 대조동 C교육 문화 연구원은 전직 교사·대학원생·미발령 교사 등 강사진 40여명을 두고 주 2회 「출장 과외」에 고교생은 1인당 월 20만원, 중학생은 7만원씩 받고 있다.
이 연구원은 최근에는 강남 지역에 사무실까지 따로내고 아파트 지역에 광고 전단을 뿌리는 등 「방학 호황」에 대비중이다.
구의동 Y교육 연구원은 중·고교에 재학중인 수강생들을 학년·성적에 따라 10명씩의 소규모 그룹으로 나누어 주 2회 지도, 중·고교생 모두 1인당 월20만원씩 받고 있다.
◇문제점=교육 전문가·일선 학부모들은 현 입시 전문 학원들이 도심에만 집중된 점등을 들어 변두리 주택가 소규모 학원도 강사의 질·환경 등 설립 요건을 강화, 양성화해 과외 허용에 대한 수요에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교위는 교육 구청과 합동 단속반을 편성, 15일까지 일제 단속을 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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