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살 만한 편중인사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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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성 전 국세청장의 돌연 사퇴 후 일주일 만인 3일 전군표(사진) 국세청 차장이 국세청장으로 내정됐다. 전 내정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의도로 세무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인사 잡음이 있었다고 하는데 해결방안은.

"(특정 지역 출신에) 너무 편중돼 오해를 살 만한 인사를 하지는 않겠다. 내가 강원도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중립적이기 때문에 (지역에 대한) 배려는 하겠지만 특정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발탁하지는 않겠다."(※부산 출신인 이 전 청장 사퇴 이유 중 하나로 특정 지역 출신 인사를 놓고 청와대와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앞으로 인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현재의 국세청 인사 구조로는 비(非)고시 출신이 일선 세무서장까지 올라가기 쉽지 않다. 법으로 정한 승진연한이 지나면 비고시 출신이라도 과감하게 발탁해 인재를 키우겠다. 앞으로는 일선 대학을 찾아다니며 7급 일반공채로 국세청에 들어오더라도 빨리 승진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리크루트'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정권 말기가 되면 국세청이 외부 입김에 따라 세무조사를 하기도 했는데.

"정치적인 외부 입김에 국세청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 조세 정의와 분배 정의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가겠다. 앞으로 정치적 의혹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떤 분야에 주력할 계획인가.

"국세청이 그동안 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 부패 등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주력한 나머지 세금의 분배 기능을 창출하는 데 소홀한 점이 있었다. 48%에 달하는 저소득계층에도 눈을 돌릴 생각이다."

-앞으로 세무조사 방향은.

"성실한 기업에는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 또 영세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줄이는 '따뜻한 조세행정'을 펼치겠다. 하지만 탈세하는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운 국세청장이 되겠다. 세금을 불성실하게 내는 기업에 대해서는 10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추적하겠다."(전 내정자는 세무조사 부문에만 6년4개월 근무한 '조사통(通)'이다. 보통 국세청 간부는 조사 부문에 3년가량 근무한다.)

◆ 전 내정자 ▶강원 삼척(52)▶강릉고.경북대 법대(행정학)▶춘천세무서장▶서울청 국제조세2과장, 중부청 조사2국장, 서울청 조사3국장.조사1국장▶국세청 조사국장▶국세청 차장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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