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영국 런던금시장협회가 주관한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향후 18개월 내에 금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금 시장 분석기관인 영국의 골드필드 미네랄 서비스(GFMS)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금은 모두 15만5500t에 달한다. 이중 각국 중앙은행이 18%를 갖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들의 보유량은 16% 정도다. 나머지는 귀금속 업체들과 기업 등이 보유하고 있다. 개인이 올해 매입한 금이 수백t 규모에 이르지만 이 정도론 금 시세의 고공행진을 떠받치기 어렵다. GFMS 관계자는 "장식용이나 산업용으로 쓰이는 금의 수요는 크게 늘지 않았다"며 "중국이 투자자산의 위험 분산을 위해 금 매입에 나서지 않는다면 금값이 급등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업계 일각에선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미국의 회계법인인 언스트 앤 영(E&Y)의 관계자는 "지금은 어리석게 들릴지 모르지만 석유 값이 크게 오른 것과 마찬가지로 금값도 온스당 10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 근거로 금 관련 금융상품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꼽힌다. 영국 최대 연기금인 헤르메스펜션매니지먼트는 10억 파운드(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국제적인 금 펀드인 '익스체인지 트레이디드 골드'의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투자를 목적으로 한 금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37%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과거 10여년 동안 금값이 온스당 330달러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업체들의 투자가 미흡했다. 하지만 공급 증가를 위한 시설확충엔 최소 6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금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은 또 전통적으로 달러화의 가치와 금값이 반비례 관계였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최익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