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병 정신 교육 교재서 '북한=적' 개념 삭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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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전경. [중앙포토]

국방부 전경. [중앙포토]

국방부가 장병들의 '정신교육 기본교재'를 새로 발간하면서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한 대목을 삭제했다고 서울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군 관계자는 이날 "새로 제작된 정신교육 기본교재를 지난주에 발간해 20일부터 이를 적용한 교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새로 제작된 교재에는 북한군과 북한 정권을 '적'으로 규정한 대목이 사라지고 '군사적 위협'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또 종북세력을 '내부의 적'으로 규정했던 기존의 표현도 사라졌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 1월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서도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대목 대신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규정을 넣었다. 특정 국가를 적으로 규정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고 적의 개념이 테러 등 여러 형태의 위협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신교육 기본교재는 5년마다 새로 발간한다. 1999년 김대중 정부 시절 '위기극복을 위한 우리의 다짐'이라는 18개 과제 형태로 시작한 해당 교재는 북한의 존재를 '위협'이란 단어로 표현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에 교재를 새로 발간하면서 북한군과 북한 정권을 적으로 처음 규정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까지 이어졌다. 최근까지 사용된 2013년 발간 교재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협하는 가장 핵심적인 적"이라고 규정했다.

일각에서는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한 대목을 삭제한 조치가 대북 대비태세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적에 대한 개념을 전통·잠재·초국가·비군사적 위협까지 확대 및 총망라해 기술했다"며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대비태세를 공고히 하자는 내용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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