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다시 매입…반등의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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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모두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불안감을 떨쳐내며 호쾌한 상승세로 한 주를 마무리지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에서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이어지고 있고 외국인도 유가증권시장에서 18일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사자'에 나서 투자심리와 수급 양 측면에서 개선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10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어서 내주 시장의 관심은 금리에서 실적으로 급격하게 이동할 전망이다.

◇ 유가증권시장 = 코스피지수는 주 중반 한 차례의 소폭 조정을 거쳤을 뿐,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를 재료로 1,295선까지 67포인트 급반등, 1,300선 회복을 눈앞에 두게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세계증시 불안의 진원지였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인상중단을 단언한 것은 아니어서 '불씨'는 살아지만 한 차례 정도 추가 인상이 있더라도 그 파괴력은 과거에 비해 크게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공포'가 수그러들면서 시기적으로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곧 내놓을 실적이다.

10일 신세계를 시작으로 이어 11일에는 LG필립스LCD, 13일 POSCO, 14일에는 삼성전자 등 대표 핵심주들이 각각 2.4분기 '성적표'를 공개하며 향후 증시의 방향타를 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급락하던 증시가 코스피 1,200선을 바닥으로 다시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2,4분기 실적바닥론'에 근거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진 상태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우려가 완전히 불식되려면 몇 가지 더 확인해야 할 지표가 있지만 2.4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미달하지 않는다면 향후 시장은 긍정적으로 접근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과 달리, 단기적으로 '두드려봐야할 할 돌다리'는 남아있다.

외국인이 18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그 지속여부는 불확실하며 기관 역시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40조원에 육박하지만 적극적 시장대응은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3주가 채 못되는 기간에 1,200선에서 1,300 눈앞까지 가파른 상승이 이뤄지면서 발생한 물량부담을 소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주에는 금리우려 축소와 하반기 시장 기대감이 물량부담 등 단기조정요인을 얼마나 제어할 수 있을 지가 시장향방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대우증권 이건웅 연구위원은 "6월 FOMC회의가 끝나면서 금리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조금 감소했고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으며 수급 상황 또한 긍정적이어서 이번주는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금융, 건설, IT(정보기술)업종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 코스닥시장 = 이번주 코스닥시장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게 축소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여기에 NHN의 무상증자 효과와 정부의 바이오 육성책 등도 반등에 힘을 실어주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주말 대비 31.31포인트(5.60%) 오른 590.68에 거래를 마쳐 근 4주만에 590선에 복귀했다.

오랜만에 '사자'로 복귀한 외국인들이 이번주 내내 매수세를 유지하며 총 833억원어치를 순매수, 수급 안전판 역할을 했다.

내주에도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과 연동해 반등 흐름을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증권 신동민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지수를 끌어올렸던 각종 정책적인 수혜와 NHN 효과는 다음주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음주 코스닥지수가 570 ̄61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신 애널리스트는 "시장을 주도할 업종은 인터넷, 게임, 콘텐츠일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과 중동 모멘텀이 기대되는 기계 및 조선기자재 업종도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영곤 애널리스트는 "반등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다만 600선을 전후해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성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수탄력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주 코스닥 지수가 585 ̄600선 부근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인터넷 대표주와 게임주, 낙폭 과대 종목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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