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PD들, 강동순 감사에 소송 제기한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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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PD 5명이 최근 출간된 책 'KBS와 권력'의 내용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저자인 강동순 KBS 감사를 상대로 총 2억5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KBS 고위 간부를 포함한 PD 5명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정세 측은 "'KBS와 권력'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해 관련 PD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강 감사를 상대로 개인별로 5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1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세는 "사실과 다른 사례는 물론 책의 여러 표현들도 해당 PD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책에는 PD들의 이름이 영문 이니셜로 처리돼 있지만 맡은 직책 이름 등 주변 정황상 이들이 누구인지 제3자도 분명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명예훼손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세 측은 "형사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 감사는 "나도 법률 검토를 충분히 거친 후 책을 낸 것이며, 관련 법적 대응도 할 생각"이라면서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을 질 것이며, 서로 주장이 다른 부분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방송위원으로 선임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강 감사는 'KBS와 권력'에서 KBS와 역대 정권과의 '유착 관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KBS의 일부 PD들이 정권의 의도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내부 인사 등에 개입해 부적절한 권력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한편, 개인적인 명예훼손 차원에서 진행되는 이번 소송과는 별도로 'KBS와 권력' 에서 언급된 일부 프로그램 제작과정과 관련, 해당 제작진이 강 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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