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딸 둘은 은메달"···세계 여성의날 성차별 축사 논란

문희상 국회의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문희상 국회의장의 발언이 논란이다.

지난 8일 ‘여성신문’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성 차별적 발언을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축사를 담당했던 문희상 국회의장은 작성된 축사 낭독에 앞서 즉석 발언을 했다.

문 의장은 “요즘 서러운 게 남자다. 오십 넘은 남자들에게 제일 필요한 게 뭔지 물어봐라. 첫째는 마누라, 둘째는 아내, 셋째가 와이프, 넷째가 집사람, 다섯째가 애들 엄마다”고 말했다.

이어 신문은 문 의장이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의 “정치, 경제, 사회의 50%는 여성이어야 한다”는 발언을 언급한 후, “50, 50, 50을 더하면 벌써 이미 150(%)을 넘었다”는 발언을 했다며 억지 셈법으로 성평등 사회 실현 촉구를 ‘물타기’ 하려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절반인 여성의 동등한 대표성과 참여 기회의 보장 요구에 대해 오히려 성평등을 넘어 여성 우위시대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신문에 따르면 문 의장은 또 “요즘은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 딸만 둘이면 은메달, 딸 하나 아들 둘이면 동메달이라 한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여성신문은 문희상 의장이 중년 남성이 겪는 어려움을 여성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는가 하면, 젠더 감수성이 결여된 시대착오적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 지적했다.

한편 문 의장은 이날 축사에서 “여성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절반의 존재다. 양성평등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가 빨리 올 수 있도록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했으며 ‘여성과 경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