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하노이회담 결렬시킨 건 강경파로 바뀐 폼페이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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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의 결렬로 끝난 베트남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과 관련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6일 “회담에서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주장하며 강경론을 주도한 이는 온건파로 알려진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라고 보도했다.

"온건파 폼페이오,정상회담 성과위해 강경파 변신" #'완전한 비핵화'압박,북한에 한발짝도 양보안해 #트럼프도 폼페이오 노선 따르며 결국 합의 무산 #아베,트럼프에게 "스텝 바이 스텝식 협상 반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연합뉴스]

원래부터 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보좌관뿐만 아니라 과거엔 비둘기파로 통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ㆍ미 정상회담 이후 전면에 나서 북한과의 협상을 이끌어 온 이가 폼페이오다.

닛케이는 “최초의 정상회담은 실현된 것 자체가 성과라고 할 수 있지만 두번째 회담에선 비핵화 실현이 담보돼야 했다”며 “그래서 대북 온건파로 알려졌던 폼페이오가 강경파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는 정상회담 직전까지 계속된 양측간 협의에서 '전면적인 비핵화'를 계속 북한에 압박하며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

북한은 폼페이오에 동의하지 않았다. 결국 “폼페이오와의 협상보다는 김정은 위원장-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담판에서 승부를 걸자”는 식으로 나왔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도 ‘전면 비핵화’라는 폼페이오의 노선을 그대로 따르면서 북한의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는 게 닛케이의 분석이다.

미ㆍ일 관계에 정통한 도쿄의 일본 소식통도 “볼턴 보좌관이 강경파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비핵화에 관해선 전혀 양보가 없는 사람”이라며 “특히 북한이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 유엔의 대북 제재를 풀어선 안된다는 입장은 매우 확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이터=뉴스1]

한편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20일 아베 신조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스텝 바이 스텝(단계적)비핵화에는 반대한다. (과거)그런 줄다리기를 하다가 북한에게 계속 속았다”고 말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신조가 중요시하는 문제는 나에게도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북ㆍ미 정상회담 당일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납치문제를 제기 했을까’라는 궁금증에 노심초사했던 아베 총리는 전직 외무성 사무차관들과의 만찬때도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식사 도중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에게 두 번이나 납치 문제를 얘기했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야 아베 총리는 긴장이 풀렸다.  그래서 만찬장으로 돌아온 아베 총리가 참석자들에게  “전체적으로 봤을때 (북ㆍ미 회담의)결과가 좋은 것 아니냐”며 웃는 얼굴로 만찬을 재개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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