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북한전문가 “핵담판 무산, 김정은에 더 큰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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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보도하는 일본의 방송 화면. [연합뉴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보도하는 일본의 방송 화면. [연합뉴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실패한 것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일본 전문가로부터 나왔다.

일본의 북한 문제 전문가인 이소자키 아쓰히토(磯崎敦仁) 게이오(慶應)대 교수는 1일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담의 결과가 좋지 못한 것은 향후 수십 년에 걸쳐 정권을 유지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큰 실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자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까지 '북한과 협상을 하고 있다'는 느낌만 주면 일정 정도의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북한은 미국의 다음 정권이 대북 정책을 바꾸면 곤란한 상황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가능한 한 (협상을) 진전시키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위원장도 '완전한 비핵화'를 직접 말하면서까지 북미 회담에 운명을 걸고 있다"며 "김 위원장에게 제재완화 같은 성과 없이 북한에 돌아가는 것은 상당히 괴로운 일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만약 국내를 향해 미국을 향한 강한 비난을 재개하게 된다면 대화의 길이 더 좁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소자키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응과 관련해서는 "최대한의 압력을 강조해온 일본이 '안이한 타협을 하지 않았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미사일 공포에 휩싸여있는 2년 전의 사태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인의 생명과 인권에 관한 문제가 회담의 의제가 됐다는 것만으로 기뻐할 수는 없다"며 "일본 정부가 주도적으로 외교력을 발휘해 상황을 진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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