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야 구조 재검토할 때 됐다." 민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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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총재 방소 높이 평가>
○…노태우 대통령과 민주당 김영삼 총재는 21일 오전10시30분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기 전 10여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김총재의 소련방문을 화제로 잠시 환담.
예정시간보다 5분 일찍 도착한 김총재를 맞은 노대통령이『원로에 수고가 많으셨다. 워낙 건강하셔서 별문제 없으신 것 같고 혈색도 좋아 보인다』고 하자 김총재는 『시차 때문에 지금도 멍한 상태』라고 웃으며 답변.
노대통령은『소련은 생활 풍습도 다르고 교통·통신 등 어려움이 많았으나 김총재가 흡족하게 국민 기대에 부응해준 것 같아 기쁘다』고 했고 김총재는『국가와·국민적 차원에서 노력했을 뿐』이라고 겸양.
노대통령은『초당 외교에 대해 여러 말이 많았지만 김총재가 직접 소련에 가 결실을 얻어온 것은 참으로 역사적인 일』이라고 높이 평가.

<세계로 눈 돌릴 때>
○…민주당 김영삼 총재는 21일 아침 청와대 출발에 앞서 황병태 정책위 의장 등 방소 수행 당직자들을 상도동 자택으로 불러 영수회담을 위한 발언자료 및 당의 입장을 점검.
김총재는 이번 방소를 통해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준비에 주력할 때』라는 인식을 굳혀 노대통령에게 5공 청산의 조속한 마무리에 이은 정계개편 등「정국의 장기적 안정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당직자들은 전망.
당의 한 고위당국자는『야3당 구조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재검토를 할 시기가 됐다』고 밝히고 있어 정국변화의「조짐」을 뒷받침하면서『세계로 눈을 돌릴 때가 됐다』는 김총재의 도착 성명 속에「국내문제의 대 타협」이라는 항간의 의미가 들어있다고 강조.

<무슨 저의 있나 의심>
○…평민당은 광주문제와 관련된 미국 측 답변서가 국회 광주특위에 전달되기도 전에 유출된 것에 대해 발끈하며 무슨 저의가 있는 것 아닌가 의심.
특히 김대중 총재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 채 문동환 광주특위원장으로 하여금 사전에 미국문서를 갖고있던 우리 외무부와 미 대사관에 공식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토록 지시.
그러면서 김총재와 문위원장 등 평민당 관계자들은 미 측 답변내용에 대해서는 일체의 반응을 유보.
문위원장은『접수할 기분도 나지 않는다』며 『우리는 질문서를 보낼 때도 공개하지 않았는데 답변서를 사전에 공개하는 것은 특위의 진상규명에 큰 지장을 준다』고 미측을 비난.

<민정선 특위불참 고집>
○…민정당은 5공특위가 민정당의 참여를 촉구하는 서한을 대통령에게 보내오고, 미국무성이 광주특위 답변서를 통해 광주사태 당시 미국의 역할 등에 관해 증언하고 있음에도 불부, 「특위불참」의사를 계속 고집.
한 고위당직자는 21일『미국무성의 답변서는 문건을 본 뒤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 태도를 취하면서 5공 특위의 대통령 서한에 대해서는『이기택 위원장이 쇼를 하는 것』이라고 격하.
당 광주특위위원장인 이민섭의원은 『미국 측 자료는 20사단과 특전사가 한미연합사의 지휘권밖에 있었다는 등의 작전지휘권 문제는 명확히 했으나 ▲5월16일 서울데모 ▲5월l7일 최규하 전 대통령귀국 ▲북의 도발징후에 대한 증언등 사실과 다른 부분도 없지 않다』고 분석.

<적당히 넘어가면 안돼>
○…캐나다 벤쿠버를 방문중인 김종필 공화당 총재는 20일(한국시간 21일) 숙소인 팬 퍼시픽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정호용의원 처리문제를 포함한 5공 청산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이미 모두 제시됐으므로 정부·여당에서 성의껏 이를 처리하는 것만 남았다』고 강조.
김총재는『내가 귀국하면 야3당 총재들이 아무래도 다시 만나 의논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야당으로서는 정부·여당에 해야 할 일을 하라고 거듭 다그치는 일 뿐』이라고 지적.
【밴쿠버=조현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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