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광주 원로 만나 “5.18 망언에 분노, 함께 맞설 것”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낮 청와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광주지역 원로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낮 청와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광주지역 원로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인사들을 만나 “위대한 역사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일부 망언이 계속된 데 대해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5·18 관련 광주 지역 원로를 청와대 본관에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했다. 문 대통령은 “5ㆍ18 역사에 대한 폄훼 시도에 대해서는 저도 함께 맞서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는 5ㆍ18 진상규명 등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밝히고 민심을 경청하는 자리였다. 광주 출신인 강기정 정무수석의 주도로 마련됐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관련 광주지역 원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선물한 목도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관련 광주지역 원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선물한 목도리.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5ㆍ18은 국가의 공권력이 시민의 생명을 유린한 사건으로, 광주 시민은 그에 굴하지 않고 희생 속에서도 맞섰고 이는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기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5ㆍ18이 광주의 지역적 사건, 기념 대상이 아니라 전 국민의 자부심으로 승화되도록 노력해야겠다. 4ㆍ19나 6월 항쟁처럼 전국적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적인 운동이었다는 점이 될 수 있게끔 다른 시민운동 세력들과 함께 연대를 많이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5·18 민주화운동 관련 광주지역 원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5·18 민주화운동 관련 광주지역 원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한 박경린 전 광주 YWCA 사무총장은 “너무 마음이 아프고 견디기 힘들었다. 울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후식 5ㆍ18광주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회장은 “우리는 괴물집단도 아니고 세금을 축내고 있지도 않다”며 “대통령께서 2명의 위원을 재추천 요청한 것은 적절하고 의미 있는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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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며 촛불 혁명에 대해 세계가 경탄하고 있으며,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 등의 변화를 한국이 이끈다는 인식이 있다는 데에 깊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마무리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국민통합을 위해 힘써야지, 자꾸 분란으로 키우진 말라”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같은 당 윤기찬 대변인은 “왜 하필 이 시점에 행사를 열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국당의 막말 파문과는 무관하게 준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현일훈ㆍ성지원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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