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활동하는 공예가 김경신(51.사진)씨는 동갑내기 여성 총리 메르켈에 푹 빠져 있었다. 9월에 베를린의 장신구 전문화랑인 '퀴에노엘'에서 열리는 '오마주 아 앙겔라(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존경을)' 전시회에 한국 작가로 유일하게 초대받았다. 스무 명의 금속 공예가가 메르켈 총리를 위한 다양한 장신구를 선보이는 자리에 김씨가 한지 귀금속 작품을 내놓는다.
"화랑 쪽 얘기로는 메르켈 총리가 참석해 마음에 드는 장신구를 골라 착용하는 행사를 연다고 하네요. 주요 미술잡지에 특집도 나가고요. 총리가 제 한지 작품을 선택한다면 자연스럽게 한지 귀금속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겠죠."
김씨는 서울산업대에서 금속 공예를 전공하고 1990년 독일로 유학, 슈투트가르트대학과 포르츠하임 예술대에서 귀금속 공예와 조각을 공부했다. 한지를 여러 겹 단단히 붙여 파라핀으로 표면 처리한 뒤 금과 은을 전기분해 기법으로 결합시키는 방법을 개발해 특허를 얻었다. 은은한 빛과 오방색의 조화가 아름다운 김씨 작품은 유럽과 미국에 고정 고객이 생길 만큼 평가받고 있다.
"요즈음은 베트남을 오가며 칠기 작업을 하고 있어요. 습하고 무더운 베트남 기후가 칠기 제작에 맞춤하거든요. 한지 장신구와 더불어 전통 칠기로 한국 공예의 힘을 유럽에 알리렵니다."
쾰른(독일)=글.사진 정재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