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오는 시간 30분 단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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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르면 8월부터 비행기를 타고 미국 뉴욕에서 인천공항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분가량 단축된다. 그동안 국내 항공사들이 이용하지 않던 북극 항로를 쓰게 되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러시아와의 항공회담에서 북극 항로 이용과 시베리아 영공을 통과하는 운항 횟수를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북극 항로를 최대 주 30회까지 새로 이용키로 합의한 것이다. 이에 따라 뉴욕에서 인천공항까지 올 경우 지금까지는 약 1만1050㎞에 약 14시간이 소요됐으나 북극 항로를 이용하면 거리가 300㎞가량 짧아진다. 비행시간도 30분가량 줄어든다고 건교부는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미주 중.동부를 출발하면 캐나다를 거쳐 알래스카의 앵커리지, 러시아 캄차카 반도, 동해를 거쳐 인천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북극 항로를 이용하면 러시아 동북부 지역을 거쳐 하얼빈과 다롄을 통과해 서해를 지나 인천에 착륙하게 된다.

이 같은 북극 항공로는 1998년부터 북위 78도 이상의 북극 지역에 설정된 항로로 미국의 노스웨스트항공, 홍콩의 캐세이퍼시픽항공 등이 운항 중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북극 항공로를 이용하면 유류비 절감 효과가 연간 6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이 이르면 8월부터 북극 항로를 이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북극 항로는 미주 중.동부 지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항공편만 사용하게 된다. 국내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가는 경우에는 비행기들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강하게 부는 바람인 제트기류를 이용해 연료절감과 운항시간 단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국은 또 이번 항공회담에서 시베리아 영공 통과 횟수를 현재 주 50회에서 주 90회로 늘렸다. 건교부는 러시아 측에 주어진 주 90회 운항 횟수를 활용하면 시베리아 영공 통과 운항 횟수는 최대 180회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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