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복 벗어라”vs “속 시원”…김경수 법정구속에 엇갈린 법원 앞 희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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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눈물 흘리는 김경수 경기지사의 지지자들(왼쪽)과 구속을 촉구하는 보수단체 회원. [임성빈 기자·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눈물 흘리는 김경수 경기지사의 지지자들(왼쪽)과 구속을 촉구하는 보수단체 회원. [임성빈 기자·연합뉴스]

30일 오후 3시 30분쯤, 김경수 경남지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 한쪽은 눈물바다가 됐다. 다른 한편에선 “속이 시원하다”며 환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 지사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이날 오전 버스를 대절해 경남에서 올라온 지지자들은 끝내 눈물을 터트렸다. 한 지지자는 “경남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 지사님 잡아두면 어떡하냐”고 외쳤다.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주저앉는 지지자도 있었고, 서로 안아주며 다음을 기약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지자들은 “특검을 특검하자” “부당한 판결이다. 항소해야 한다” “신사적인 분이다. 법을 어길 분이 아니다”라며 재판 결과에 불복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일부 지지자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 “바보인 우리가 봐도 (유죄가) 아닌데, 드루킹을 가만 안 두겠다”며 격한 반응도 보였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지지자들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김 지사의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임성빈 기자

김경수 경남지사의 지지자들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김 지사의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임성빈 기자

특히 한 사진기자가 이 모습을 촬영하려고 하자 한 지지자가 욕설을 내뱉으며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를 말리려는 사람들까지 가세하며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으나 경찰이 제지해 상황은 일단락됐다.

한편 태극기를 손에 든 보수 단체 회원들은 법원 정문 앞으로 나와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 구속 판결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법원에 왔다는 조봉호(65)씨는 “오늘 재판으로 김경수 지사가 댓글 조작에 관여했다는 것을 판사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이제부터 현 정부의 정당성이 없다. 속이 시원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애국시민이라고 소개한 안모(59)씨는 “김경수의 구속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무효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탄핵 무효, 대선 무효”를 외치며 법원 정문 앞을 떠났다.

김 지사 지지자들은 법원 정문 앞 길가에 늘어서 김 지사가 탄 차량이 지나가기를 기다렸으나 끝내 보지 못한 채 “항소해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버스를 타고 경남으로 떠났다.

이가영·임성빈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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