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과 설전’ 박지원 “내가 배신의 아이콘? 국민 배신할 수 없었을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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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왼쪽) 의원과 손혜원 의원. [뉴스1·중앙포토]

박지원(왼쪽) 의원과 손혜원 의원. [뉴스1·중앙포토]

전남 목포를 지역구로 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공방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박 의원은 손 의원이 자신을 가리켜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한 데 대해 “손 의원을 배신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21일 오후 방송된 KBS 1TV ‘사사건건’에서 “손 의원이 나에게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했다. 이에 나는 ‘투기의 아이콘’이라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처음에는 손 의원의 순수성을 알아서 ‘투기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지만, 부동산 개수가 15~16개 등을 넘어가는 거로 알려지면서 국민을 배신할 수 없었다”며 “그 상황에 대해 이건 ‘부동산 투기’라고 정의했다. 이게 어떻게 배신이냐”고 반문했다. 손 의원을 배신한 게 아니라 계속 손 의원을 옹호하게 된다면 국민을 배신하게 된다는 뜻의 발언으로 읽힌다.

그는 “9채 까지만 해도 순수하게 봤다. 부동산 30여곳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자 투기로 보는 것”이라며 “5000만 국민 누구한테(라도) 물어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의원은) 아무리 목적이 좋다고 하더라도 합법적 과정과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며 “그것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논란이 된 목포 거리 안에 박 의원 본인이나 친인척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이 있냐’는 질문엔 “없다”면서 “서울 여의도 아파트 한 채가 있다”고 답했다.

앞서 손 의원은 20일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에서 “배신의 아이콘이자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칠 방법이 있다면, 제가 생각하는 도시 재생의 뜻이 있는 후보가 있다면, 그분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경우 공개적으로 ‘낙선 운동’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박 의원은 다음날인 2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혜원 의원께서 저를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손 의원이 투기의 아이콘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언론에 따라서 (부동산 매입이) 20여 곳, 30여 곳에 가까운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본인이 부인하지 못하면 그건 누가 보더라도 투기”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강 건너에 아파트 하나 소지해 본 적이 없는 제가 어딜 감히 다선의원이시며 대통령 비서실장에 장관까지 역임, 일생을 통해 불세출 배신의 신공을 보여준 진정한 배신의 ‘아이콘’과 견주겠느냐”며 박 의원을 다시 한번 겨냥했다.

박 의원은 지난 16일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손 의원이)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했으나 손 의원의 지인들이 매입한 부동산 수가 점점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자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복덕방을 개업했어야 옳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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