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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공간 활용 폭을 넓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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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각 시.도 지역에는 문화예술을 관람할 수 있는 공연장과 경기장들이 있다. 그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지역의 문화 경영인이다. 그들은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과 문화공간의 이용도를 높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으면 많고, 적으면 적을 수도 있는 시.도의 문화예술 지원금을 받고 각자 특성화된 전략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겪음은 물론이다.

그러면 지역의 문화공간을 어떻게 활성화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토록 할까?

첫째로 지역주민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 개발과 대형 문화행사 및 다양한 이벤트를 유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특색 있는 어린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 어린이들에게 새롭고 창의적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보급해야 한다. 그 같은 활동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을 접해 보지 못한 어린이들을 문화 고객으로 성장시키고 미래의 창의적인 주인공이 되도록 하는 교육적 사명을 다하는 것이다.

둘째는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좀 더 폭넓은 장소 개방으로 공실률을 낮추고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것이다. 즉 공간 개방도를 높여 적자운영의 어려움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이는 현재와 같은 단순한 공연과 대관 수입에서 벗어나 보다 지역주민과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유치하고 공연이 없을 때는 예식장으로 빌려 주는 등의 임대 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자체 수익모델을 갖자는 것이다.

공공 문화공간의 수익모델은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이 인정해 주고 활용만 해 준다면 가능한 일이다. 한 예로 수원 월드컵 경기장은 월드컵 경기 이후 매년 10억원의 적자운영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었다. 그러나 현실적인 임대료를 내는 예식장으로 빌려 주고 관리 직원의 10% 감축과 편의시설 제공, 광고 등의 유치로 1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역 문화공간들은 이제 큰 덩치와 문화예술 지원 예산만을 요구하기보다 자생력을 가진 수익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됐다. 지역 특색에 맞는 문화 브랜드 개발, 이벤트 등 직원들의 경영마인드 도입으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지자체의 열린 행정이 필요하다. 관(官)과 지역의 문화 경영인들이 문화공간을 지역사회의 교육.문화.스포츠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공 서비스의 장으로 인식하는 한편 어떻게 하면 공간 활용도를 높여 적자운영에서 벗어나 수익을 창출해 낼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오현숙 한서대 교수·예술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