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극장들 끝내 갈라서 1650만명 할인 못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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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이동통신회사의 멤버십 카드로 영화 관람료를 할인받을 수 없게 된다.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와 서울시 극장연합회는 멤버십 카드 제휴 계약이 이달 말로 끝나게 된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앞서 19일 서울시 극장연합회는 "이통사와 재계약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아 할인 혜택을 끝내기로 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이통 3사에 보냈다. 이들 간 계약이 종료되면 소비자들은 영화 한편 관람 때 평균 2000원에 달하는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통 3사에 따르면 멤버십 카드 이용자는 모두 1650만 명이다. 업계는 이 중 절반 이상이 영화관 할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일부 영화관들은 당분간 할인 혜택을 유지할 예정이다.

이통 3사와 극장연합회가 갈등을 빚은 것은 할인액의 분담 문제 때문이다. 이통사는 할인액의 60~70%를, 영화관은 나머지를 분담해왔다. 극장연합회는 지난달 1인당 할인액을 1000원으로 줄이고 이를 전액 이통사가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이통업계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통사 할인 혜택이 영화관들의 매출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을 줬는데 이제 와서 할인액을 전부 부담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LG텔레콤 측은"극장연합회가 서울 시내 전 영화관에 할인 혜택을 주라고 요구해 왔다. 시설이나 신뢰도가 검증되지 않은 영화관에까지 혜택을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극장연합회 관계자는 "할인액이 너무 큰데다 할인액을 분담하는 일을 더이상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부 대형 영화관 체인은 이통사 할인 멤버쉽 서비스로 한해 100억원의 손해를 본다는 주장도 있다.

소비자들은 이런 논란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현정(24.대학생)씨는 "이통사와 영화관 싸움에 영화 애호가들이 손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hongsun'아이디를 쓴 네티즌은 "할인 서비스를 없애면 영화관들의 영화 관람료도 함께 내려야 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에 앞서 이동통신사들은 3월 파리바게뜨.크라운베이커리.뚜레주르 등 제과점에 대한 할인률(멤버십 카드 소지자 대상)을 기존 20~40%에서 10%로 줄였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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