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이승엽, 55호 홈런 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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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삼성)이 마침내 시즌 55호 홈런을 날렸다. 25일 오후 8시21분. 광주구장에서 열린 기아전에서 이승엽이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1999년 54개의 홈런을 때린 지 4년 만에 나온 한시즌 한국 프로야구 최다 홈런 신기록이자 오 사다하루(王貞治) 등 3명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기록한 아시아 홈런기록(55개)과 타이기록이다.

이승엽은 21일 대구 LG전에서 54호 홈런을 때린 지 4일, 4경기, 18타석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이승엽은 0-1로 뒤지던 6회초 1사1루에서 4구째 1백47㎞짜리 직구가 몸쪽 높게 들어오자 주저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하늘로 날아오르던 흰공은 빛나는 보석처럼 밤하늘을 가르며 1백20m를 비행해 한 관중의 뜰채 속으로 골인했다.

이승엽은 공이 떨어지는 순간까지 가만히 응시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내야를 돌았다. 23일 이후 바로 이전 타석까지 9타수 1안타의 부진을 털어낸 홈런의 주인공치곤 너무나 담담했다.

광주=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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