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홍수" 영화 비수기가 따로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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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극장가에 시즌이 없어졌다.
5월은 영화계에서 대표적인 비수기로 손꼽히는 계절. 연중 관객이이 가장 적게 드는 달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5월에 흥행성이 높은 외국의 화제작들이 잇따라 개봉되는 새로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레인맨』을 비롯, 『오피셜 스토리』『월 스트리트』『프라하의 봄』『영건』등 화제작들이 무더기로 선보일 예정이다. 예년 같으면 성수기인 여름방학이나 연말연시에 맞춰 내 놓을 영화들이다.
5월이면 대부분 외국영화에 비해 흥행성이 적다고 판단되는 한국영화들이 주로 내 걸렸었다.
이 같은 현상은 외국영화가 너무 많이 수입되는 바람에 극장잡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때문이다. 들여오는 영화는 점점 많아지고 극장은 한정되어 있다보니 이젠 시즌을 가려 개봉할 형편이 못된 것이다.
4월말 현재 공륜의 수입 심의를 마친 외국영화는 무려 1백41편에 이른다. 수입이 자유화된 지난 한햇동안 수입된 외화가 총1백76편인데 비하면 얼마나 많은 외화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레인맨』은 올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등 4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로 이를 배급할 UIP는 이 영화의 흥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피셜 스토리』는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아르헨티나영화. 85, 86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작품·감독상등을 수상해 주목받은 작품. 80년을 전후한 군사독재정권의 탄압상을 고발한 사회멜러물이다.
『월 스트리트』는 지난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마이클·더글러스」)을 수상한 영화로 미국 증권가를 배경으로 남자들 세계의 야망과 갈등을 그렸다.
시네하우스는 새로 지은 극장의 첫 프로로 『프라하의 봄』을 내건다. 지난 68년 체코의 민주화 과정인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지식인 남녀들의 사랑과 고뇌를 담았다.
또한 5월의 극장가에는 오랜만에 서부극 한편이 선보여 주목된다.
「찰리·신」 「에밀리오·에스테베즈」형제와 『라밤바』의 「루·필립스」등 할리우드의 젊은 스타들이 출연한 『영건』은 종래의 서부극과는 달리 비트가 강한 청춘물 성격이 짙다.
프랑스판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인 『라스트블루스 인 파리』도 개봉된다. 은행을 털고 쫓기는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심리적 갈등에 초점을 맞춘 청춘멜러영화.
여기에 근래 보기 드물었던 순수 애정영화 『윈터 피플』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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