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까지 회식하면 경고"…금융권에 무슨 일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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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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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가 잦다고 알려진 금융권에 늦은 밤까지 회식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올해부터 사내 팀 회식을 오후 11시까지 끝내도록 내부 규정에 못 박았다. 이를 어기면 팀장급 이상 결재 라인 간부에게 경고 조처가 내려지고 해당 경비 처리를 해주지 않기로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전부터 회식을 10시를 넘기지 않았고 2차도 자제하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에 그런 내용을 명문화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10월 사내 회식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부서별로 회식 가이드라인을 선정했다. '싹바뀐 회식 문화 2020: 2차 없이(0) 20시!', '번개에서 No는 당연한 것, Yes는 감사한 것' 등의 표어를 부서별로 만들고 실천하게 한 것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술자리 위주가 아니라 문화활동 등 다양한 형태의 회식을 실천하고 있다"며 "자율적인 참석으로 부담을 줄이고 소통도 활발히 하니 업무 효율성도 제고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1899 품위 있는 회식문화' 운영해오다가 지난해 주 52시간 도입 분위기에 맞춰 술 없는 문화 회식까지 장려하고 있다. '1899'는 우리은행의 창립연도이자 '회식은 1차만, 8∼9시에 끝내는 것이 9OOD(굿)입니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팀 회식을 한다고 하면 최소한 2∼3주 전에 고지하고 술 마시는 회식뿐 아니라 영화 관람 등 문화행사를 많이 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한 장소에서 1차만 오후 9시까지 하자'는 119제도를 운영한다. 농협은행은 클린카드제도를 도입하면서 오후 10시 이후 사용 건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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