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찍지 말랬지"…방글라데시서 집단성폭행 당한 여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에 투표했다는 이유로 집단 성폭력을 가한 집권 여당 관계자 7명이 구속됐다. [방글라데시뉴스24닷컴=뉴시스]

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에 투표했다는 이유로 집단 성폭력을 가한 집권 여당 관계자 7명이 구속됐다. [방글라데시뉴스24닷컴=뉴시스]

방글라데시 법원이 집단 성폭행 혐의로 집권 여당인 아와미 연맹의 노아칼리 지부장을 포함한 7명의 남성을 재구속시켰다고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35살의 여성은 방글라데시 총선이 치러진 지난달 30일 밤부터 31일 새벽에 걸쳐 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에 투표했다는 이유로 남성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그녀의 주장은 방글라데시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으며 현재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 등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성들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집권 아와미 연맹은 5일 루훌 아민 노아칼리 지부장을 아와미 연맹에서 축출했다.

아와미 연맹은 지난달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었지만 선거는 폭력과 협박, 부정투표 등으로 얼룩졌고 집권당과 야당 지지자들 간의 충돌로 모두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피해 여성의 남편은 "총선 당일이던 지난 12월 30일 밤 남성들이 노아칼리의 집에 침입해 자신과 4명의 자녀들을 묶은 뒤 아내를 집단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은 투표 당일 남성들로부터 야당에 표를 던지지 말라고 경고를 받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야당에 투표해 아민 아와미 연맹 지부장이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아와미 연맹은 총선에서 300개 의석 가운데 7석만을 야당에 내주면서 압승을 거두었다. 야당은 아와미 연맹의 부정투표를 주장하며 투표 재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