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 핵심' 타오바오 지분 전량 처분…무슨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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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인 마윈 회장. [AFP=연합]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인 마윈 회장. [AFP=연합]

지난해 9월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마윈(馬雲)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타오바오(淘寶) 지분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그룹이 지배 구조를 기존 마 회장 중심에서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하이증권보는 7일 기업 정보 제공 업체인 톈옌차(天眼査) 자료를 인용해 지난 4일부로 마 회장과 알리바바 공동 창업자인 셰스황(謝世煌)이 타오바오의 법인인 저장타오바오인터넷유한공사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타오바오의 유일한 주주는 항저우전시투자관리공사(杭州臻希投資管理公司)다. 항저우전시투자관리공사는 마 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된 장융(張勇) 최고경영자(CEO), 자오잉웨이(趙潁爲) 글로벌사업부 총재 등 5명이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측은 "마 회장의 이번 타오바오 지분 처분은 지난해 7월 펴낸 알리바바의 연간 보고서에 이미 포함된 내용"이라며 "알리바바의 파트너 경영 체제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마 회장이 알리바바의 파트너로서 지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마 회장은 알리바바그룹의 실질적인 지배권을 포기해 주목받았다. 그는 지난해 7월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해 온 가변이익실체(VIE·Variable Interest Entities) 소유권을 포기했다. VIE는 해당 기업과 지분 관계는 없지만, 계약을 통해 그 기업의 경영권을 행사하는 법인을 말한다.

이런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마 회장이 자의가 아니라 중국 당국에 의해 알리바바 지배권을 내려놓게 된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불거졌다. 마 회장이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자주 싣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대주주라는 점에서 중국 지도부에 '미운털'이 박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마 회장은 지난해 9월, 1년 뒤인 2019년 9월 알리바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교육 등 사회 공헌 사업에 헌신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마 회장은 아직 만 55세로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 창업자 1세대 가운데 마 회장과 같은 조기 사퇴 사례는 매우 드물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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