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할머니가 주문을 외자 콩떡으로 변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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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까만 콩떡이 될 뻔한 최현호

노경실 지음, 정민아 그림
느림보, 92쪽, 8000원

어린이책 분야의 스테디셀러 중 하나인 '상계동 아이들'을 쓴 노경실 작가의 신작이다. 지난해 발표했던 '최현호는 왜 집으로 돌아왔을까'(웅진씽크하우스)의 바로 그 최현호가 주인공이다(현호는 작가의 조카 이름이라고 한다).

전작에서 경시대회 성적표를 엄마한테 보여줄까 말까 고민하다 호랑이의 안내를 받아 '뭐리라리고리' 라는 이름도 이상한 마을로 간 현호. 이번에는 바이올린 케이스에서 꺼낸 마법의 빨간 지팡이를 이용해 떠난 상상의 나라에서 이상한 할머니 때문에 까만 콩떡이 될 뻔한 위기에 처한다.

눈이 휙휙 돌아갈 정도의 빠른 사건 전개와 리얼한 묘사 덕분인지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할머니가 현호를 콩떡으로 만들기 위해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내리치는 장면에서는 정말로 현호의 비명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찜통 냄비 속에 갇혀버린 현호. 콩떡이 돼버린 현호는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까. 날치와 가물치로 변한 친구들은 다시 본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주문이라도 함께 외워보고 싶은 심정이다. "산디나라나 비투 나나니 로야 무리디 수르디빌라소 …." 현호의 다음 모험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그림책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삽화 비중이 커서 가벼운 마음으로 머리를 식히기에 좋은 소품이다. 초등 저학년부터.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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