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한달도 안돼 개가 "이젠 이론정립이 숙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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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번 상온 핵융합실험의 성공으로 수수께끼에 싸여 있던 현상이 확인됐으므로 이젠 학문적으로 이론을 정립시켜야죠』
섭씨25도의 상온에서 핵융합반응실험을 성공시킨 윤경석박사와 이규호박사의 말이다.
『지난달 23일 미국의 「폰스」박사와 영국의 「플리시맨」박사가 세계 최초로 상온 핵융합반응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을 때 너무 깜짝 놀랐어요. 내가 오랫동안 꿈꾸어오던 분야였기 때문이죠』
이박사는 비록 한걸음 늦었지만 이번 실험결과가 과거 외국에서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실험에 사용하는 순수 말라듐 (전기분해의 전극)을 구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이것을 구하려고 시내 어떤 금은방에 부탁했더니 연구를 위한 일이라면 꼭 구해주겠다고 하면서 구해다 주었을 때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었죠』
이박사는 그 금은방에 몹시 고마워한다.
핵분열반응에 비해 핵융합반응이 어려워 이제까지 실용화하지 못했던 것은 원자핵과 원자핵을 융합시킬 때 반발력을 없애기 위해 섭씨 1억도이상의 고온이 필요하기 때문.
핵융합때 방출되는 에너지는 핵분열때 방출되는 에너지의 몇만배이상이다. 그래서 수소폭탄의 경우 일단 핵분열을 시켜 그 때 나오는 에너지로 핵융합반응을 시키는 것.
윤박사는 서독 크라우스탈대학을 졸업, 대학원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라이스대학과 알곤국립연구소 교환연구원을 거쳐 현재 한국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으로 있다. 부인 김덕혜여사와 사이에 두딸을 두고 있다.
한편 이박사는 서울대공대 응용화학과를 졸업, 미국아이오와 주립대에서 공학박사학위를 받은 뒤 신시내티대 분리막연구센터를 거쳐 현재 한국화학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있다. 부인 장숙영여사와의 사이에 1남2녀. <이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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