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진전 없으면 내년 8월 군사적 긴장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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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에서 ‘성과 없는 협상’이 지속되면 내년 8월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외교ㆍ안보 싱크탱크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19일 ‘2019 아산국제정세전망’ 기자 간담회에서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내년 비핵화 협상 시나리오를 ▶순조로운 비핵화 ▶성과 없는 협상 지속 ▶검증 없는 비핵화 ▶군사적 긴장조성 4가지로 분류한 뒤 “북미 고위급·실무 대화가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성과없는 협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신 센터장은 이어 "6월이나 7월까지 실질적인 대화가 진행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여론 악화를 이유로 강경책을 선택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군사적 긴장 조성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협상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내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비핵화 메시지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협상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내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비핵화 메시지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연합뉴스]

 '군사적 긴장 조성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은 3월까지는 협상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한미 합동 훈련인 키 리졸브 ·독수리 훈련은 연기할 가능성이 높지만, 7월까지 현 상태가 유지될 경우 중단됐던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재개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이를 구실로 장거리 미사일 추가 실험 등에 나설 경우 하반기 경색 국면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다만 “미국으로선 적어도 수십만의 인명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군사적 선택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북한 역시 대화에서 먼저 이탈할 경우 중국·러시아의 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큰 틀에서 양쪽 모두 대화 국면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순조로운 시나리오는 북한이 미국의 신고ㆍ검증을 수용하고 미국이 단계적으로 제재를 완화하며 고위급 대화-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이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검증 없는 비핵화’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요인으로 실무 회담 없이 곧바로 정상회담을 강행하고,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다른 카드를 제시해 신고ㆍ검증이 완화된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이 내년 체제 안전이 보장되는 자력갱생을 계속 추진하면서 신년사에서 군사 분야에서 병력 감축과 같은 국방 개혁을 가시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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