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개혁개방 40년 연설…개방정책 알맹이 없이 “당이 영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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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사진 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대회에서 중요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시진핑(사진 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대회에서 중요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개혁개방 40주년 대회에서 구체적인 개방 정책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중국 공산당의 통제 강화를 요구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대회’에서 “당·정부·군대·민간·학계, 동·서·남·북·중, 당이 모든 것을 영도한다”는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의 발언을 인용하며 당의 집권 능력 강화를 주문했다.
1시간 30여분에 걸친 연설은 해외 언론이 예상했던 추가 개방 조치 등 미·중 무역 전쟁 대응책 대신 13억 중국인의 단결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 창당,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개혁개방과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업 추진은 5·4 운동 이래 중국에서 발생한 3대 역사성 사건이자 근대 이래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한 3대 이정비”라며 개혁개방의 역사적 위상을 창당, 건국과 같은 반열에 올렸다.
이후 마오쩌둥·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등 역대 지도자를 ‘주요대표’라는 새로운 호칭으로 호명한 뒤 각각의 업적을 열거했다.
2012년 시 주석 집권 이후 부분에서는 “일련의 신이념·신사상·신전략을 내고 당과 국가사업에 역사성 변혁을 추진, 역사성 성취를 달성해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고 자평했다.
연설은 이후 40년간 분야별 성취를 열거했다. 그는 “중국 국내 총생산은 3679억 위안에서 2017년 82조7000억 위안으로 연평균 9.5% 성장을 달성했다”며 “현재 중국은 세계 2대 경제체, 제조업 제1위, 화물무역 제1위 대국, 상품소비 2위 대국, 외자유입 2위 대국이자 보유외환 세계 1위”라고 강조했다.
이후 시 주석은 9가지 향후 필수 과제를 열거했다. 첫째, 당의 모든 업무에 대한 지도를 견지해야 하며, 둘째, 인민을 중심에 놓고 끊임없이 인민의 아름다운 생활을 실현해야 하며, 셋째, 마르크스주의를 지도 사상으로 삼아야 하고, 넷째, 중국 특색사회주의의 길을 견지해야 하며, 다섯째,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의 완성과 발전을 추진해야 하고, 여섯째, 발전을 우선 임무로 삼아 종합국력을 끊임없이 증강해야 하며, 일곱째, 개방을 확대하고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추진해야 하고, 여덟째, 당을 엄하게 다스려야 하며, 아홉째, 변증 유물주의와역사 유물주의라는 세계관과 방법론을 견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개방확대를 촉구하는 부분에서 시 주석은 “공급자 측 구조성 개혁을 위주로 발전 방식을 전환하고 경제 구조를 개선하며, 성장 동력을 전환하고, 적극적으로 내수를 확대하고 지역별 협조 발전 전략을 시행하고, 향촌 진흥전략을 실시할 것”이라며 기존의 경제 정책을 다시금 강조했다.
결국 중국은 미국과 서구 선진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와 달리 마르크스주의에 따라 자신의 길과 제도를 고집할 것임을 분명히 선언한 것이다.
시 주석은 앞으로 중국이 나아갈 길이 험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우리가 현재 처한 위치는 물살이 더 빨라진 급류 속 배이며, 더욱 가파른 산속의 사람”이라며 “나아갈수록 더 어렵고, 더 험난한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해 전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절대 조금이라도 교만하거나 자만해서도, 이전 방식에 머물러서도, 조금이라도 우유부단하거나, 방황하고 배회해서도 안 되며 위대한 투쟁, 위대한 프로젝트, 위대한 사업, 위대한 몽상을 종합해 파도에 맞서고 용기 있게싸워야 한다”고 격려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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