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 개최 경제효과 별로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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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특수'를 싸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대회 개최국인 독일은 경제적 효과가 거의 없어 울상인 반면, 대회 후원사들은 매출 증가 등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드레스덴은행은 이번 대회로 인한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불과 0.1% 포인트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독일 내 경제 효과는 바다에 떨어진 물 한 방울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개최국의 경제효과 거의 없어=블룸버그는 "2조 달러에 달하는 독일의 경제규모에 비해 이번 대회 때 독일을 찾는 관광객들의 지출은 고작 22억7000만 달러(약 2조1700억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일의 경제연구기관인 DIW는 경기가 열리는 한달 동안 입국하는 관광객은 1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대회이나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러피언챔피언십대회 때보다 적은 숫자다. 게다가 국제축구연맹(FIFA) 측이 월드컵 관련 인사를 위해 예약했던 호텔 객실의 절반 이상을 해약해 현지 숙박업계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생긴 일자리 9000개도 임시직에 불과하다는 것이 DIW의 분석이다.

DIW 관계자는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지 못하는 것은 독일인들의 습성상 월드컵 분위기에 들떠 충동구매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경부에 따르면 '2002 한.일 월드컵대회'때 한국이 거둔 경제효과는 26조원으로 추산됐다.

◇월드컵 특수 누리는 다국적 기업들=이번 대회 시청자 수는 전세계 200여개국에 40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월드컵대회에 쏠린 관심을 자사 홍보에 적극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대회 공식 파트너로 선정된 기업은 현대차.아디다스.필립스.야후.코카콜라.마스터카드 등 15개 기업이다. 이들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지불한 후원금만 회사 당 평균 3500만 달러에 달한다. 거액의 후원금에도 불구, 공식 파트너십은 2년전에 모두 팔렸다. 이들 기업들이 월드컵 효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디다스는 올해 축구 용품 관련 매출이 12억 유로(약 1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필립스는 지난 1분기의 평면TV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7%나 늘었다. 한편 공식 파트너는 아닌 나이키는 브라질.미국 등의 국가대표팀을 후원하면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FIFA는 2010 ̄2014년 월드컵대회 때는 공식 파트너 수를 6개사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파트너로 선정된 현대차.아디다스.소니.코카콜라 등 6개사는 2억 달러 이상씩 후원금을 내야 한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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